1부 하강나선에 갇힌 뇌〽
뇌는 '모르는' 것을 '부정적인' 것으로 왜곡한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진을 보게 될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울증이 없는 사람보다 섬엽과 복외측 전전두피질에 더 큰 활동성을 보였다. 이는 그들이 내장감각과 감정을 더욱 열심히 처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놀랍게도 어떤 사진을 보게 될지 말해주지 않았을 때도 그들의 뇌는 여전히 부정적인 사진을 예상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우울증에 걸린 뇌는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최악을 가정하는 것이다.
💡🙋♂️ 세상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어려워 진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 즉 염세적이고 우울한 분위기가 팽배한 세상에서는 불확실한 것을 부정적인 것으로 판단하여 세상의 다양한 가치를 평가절하하기 쉽다. 투자자로서 이 시기가 바로 탐욕을 부려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군중 심리적으로 불안한 시기는 가치를 평가절하하여 불확실한 상태를 쉽게 부정적으로 판단한다.
자신의 뇌가 불확실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 반응에 따라 감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애를 시작하거나 직장을 바꿀 때 뇌가 자동적으로 새로운 상황을 나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저 잘 모르는 상황일 뿐 나쁜 상황은 아니다. 진정한 사랑이든 좋은 직업이든 가치 있는 무언가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거의 대부분 어느 정도 불확실한 시기를 거쳐야만 한다. 미지의 것 너머에 있을지 모를 기막힌 보상을 놓치지 않으려면 뇌가 모르는 것을 부정적인 것으로 왜곡할 수 있음을 늘 감안해야 한다.
습관이 생기고 유지되는 방식, 습관이 바뀌는 방식은 이미 신경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다. 의도적 행위는 전전두피질이 매개하지만, 습관은 뇌 깊은 곳에 자리한 오래된 처리 중추인 선조체가 통제한다. 전전두피질이 오늘날의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면, 선조체는 IBM 메인 프레임에 넣던 천공카드 같은 것이다.
나쁜 습관이 도움이 되지 않지만 우리가 그 습관을 계속 유지하는 이유는 선조체가 전전두피질과 달리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선조체는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전혀 구별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연달아 나쁜 습관을 실행하고도 아무 거리낌 없이 마냥 행복해한다.
충동과 반복 행동은 모두 선조체가 통제하는데, 반복 행동은 위쪽, 그러니까 배측 선조체에 의존하고, 충동은 아래쪽, 즉 측좌핵이 촉발한다. 두 영역 모두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에 상당히 의지한다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전전두피질과 측좌핵, 배측 선조체가 나누는 대화의 결과다. 전전두피질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유익한 일인지를 근거로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한다. 측좌핵은 지금 당장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배측 선조체는 이전에 우리가 했던 행동을 바탕으로 할 일을 선택한다. 국회의원처럼 이 영역들은 떄로는 서로 지지하고 떄로는 제각각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충동을 이해하는 열쇠
'쾌락을 주는 모든 것은 측좌핵에서 도파민을 분비시킨다'는 사실이 바로 충동을 이해하는 열쇠다. 측좌핵이 정말로 흥미로운 것은 무엇이 쾌락을 주는지뿐아니라, 쾌락을 취하리라는 것을 어떻게 예상하는지도 학습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처음 스니커즈를 먹으면 측좌핵에서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다음에는 스니커즈의 포장을 뜯자마자 도파민이 분비된다. 또 그다음에는 저쪽에 스니커즈가 보이기만 해도 도파민이 분비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에 들어가기만 해도 도파민이 분비된다. 스니커즈를 보고 포장을 뜯고 먹을 것을 예상하는 것만으로 말이다.
문제는 쾌락을 예상할 때 분비되는 도파만이 실제로 그 쾌락을 얻도록 우리를 행동하게 떠민다는 점이다. 그리고 단계마다 도파민을 조금씩 더 뿜어냄으로써 다음 단계로 나아갈 힘을 보태준다.
어떤 방아쇠가 습관을 촉발하는지 파악하라. 유혹에 저항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유혹을 피하는 것이 더 쉽다.
우울증 상태에서는 측좌핵에서 도파민 활동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우선 예전에는 즐거웠던 일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 둘째로 도파민 활동이 줄어들면 정크푸드, 마약, 도박, 포르노처럼 다량의 도파민을 분비하는 것만이 측좌핵을 움직일 수 있다. 이는 곧 가장 즉각적인 쾌락을 안겨주는 것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는 뜻이며, 대게 이런 행동은 장기적으로 볼 때 유익하지 않다.
뇌는 늘 가던 길만 가고 싶어 한다.
고대 인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속담이 있다. "인생의 첫 30년은 사람이 습관을 만들고, 마지막 30년은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은 우리가 거기서 전혀 즐거움을 얻지 못하는데도 실행하는 것이므로 종종 하강나선을 초래한다. 게다가 언제부터 그런 행동을 시작했는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배측 선조체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 배측 선조체 역시 도파민을 사용하지만, 배측 선조체에서 분비된 도파민은 쾌락을 느끼게 해주지 않고 단지 우리가 행동하게 내모는 역할만 한다. 습관이 형성되는 이유는 모든 행동이 배측 선조체에서 특정한 패턴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번 같은 길을 갈 때마다 그 행동은 뇌 속에 점점 더 분명하게 새겨진다. 바꿔 말하면 배측 선조체의 뉴런들이 더 강력하게 발화한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뇌는 늘 가던 길만 가고 싶어한다.
배측 선조체에 새겨지는 패턴에 관해 이해해야 할 중요한 점은 일단 생겨난 패턴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자전거 타는 법을 한 번 익히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또한 나쁜 습관을 고치기가 몹시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오래된 습관은 제거되지 않는다. 그저 더 강력한 새습관을 들이면 예전 습관이 약해지는 것뿐이다. 게다가 습관이 일단 배측 선조체에 자리 잡으면 그때부터는 쾌락에 관심도 두지 않는다. 물론 처음에 습관이 생기는 이유는 대개 측좌핵이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했기 때문이지만, 일단 습관이 생긴 뒤에는 측좌핵이 동기를 부여할 필요가 없어진다.
💡🙋♂️🙆♂️ 금연을 2년넘게 하고 있는 내가 적극 동의하는 내용이다. 담배를 끊었다기보다는 담배를 포기하고 다른 취미 러닝이나 클라이밍이란 습관을 들이면서 자연스레 담배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 더 강력한 새습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생활을 만들어준다면!
전전두피질의 기능 이상(세로토닌이 감소해 계획 세우기와 결정 내리기가 지지부진해지는 것)과 배측 선조체의 활동 감소가 모두 피로의 원인이다. 새로운 행동을 하려면 전전두피질이 온전히 기능해야 하는데, 전전두피질에 이상이 있으면 주도권이 선조체로 넘어간다. 그러다 보니 오래 반복해온 일이나 충동에 따른 행동만 하게 된다. 그러나 우울증의 경우 배측 선조체의 활동 역시 감소해 있기 때문에 충동의 자극을 받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파괴적인 대처 습관을 무작정 없애려 한다고해서 그냥 그 행동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도리어 더 큰 스트레스만 남는다. 따라서 그러기보다는 다른 습관으로 대처해야 한다. 빌리는 매우 기발한 방식으로 이를 해냈다. 음식 중독을 정교한 푸드 아트 조각품 만드는 일로 돌린 것이다. ]
스트레스가 습관을 강화한다.
스트레스가 촉발하는 습관은 대처 습관만이 아니다. 사실 스트레스는 뇌가 새로운 행동보다는 오래된 습관을 선택하도록 편향시킨다. 배측 선조체가 이렇게 말한다. "항상 이 방식으로 해왔으니 이번에도 이렇게 하자." 그러면 전전두피질이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건 우리 목적지로 가는 데 도움이 안 돼." 이 와중에 측좌핵은 이렇게 말한다. "와 저 컵케이크 맛있겠다."
스트레스는 이런 대화의 역학 관계를 바꿔버린다. 차분하고 느긋할 때는 전전두피질이 아주 능숙하게 제 뜻을 관철한다. 그러나 불안과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힘이 배측 선조체와 측좌핵 쪽으로 넘어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깊이 새겨진 무의식적 반복 행동을 하거나 충동의 노예가 되기 쉽다.
⚖💡🙋♂️가끔 너무나 어색한 것을 알면서도 몸이나 심리적으로 지칠 때 늘 하던 행동을 하게 되는 이를테면 포르노를 본다던가, 유튜브를 틀고 스낵류의 영상을 본다던가 하는.. 행동이 자연스레 나오는데 그 원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뇌는 하나지만 뇌 속에서 경쟁하는 3가지의 각 파트가 있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늘 단기적인 쾌락을 얻는 뇌의 측좌핵이나, 늘 하던 무의식적 행동을 반복하는 배측 선조체가 주도권을 가져간다. 거기서 나오는 도파민이 예전에 도파민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 바로 그 행동들을 하게끔 유도한다.
심호흡하라.
안절부절 못하거나 나쁜 습관인지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느껴질 때는 숨을 깊이 들이쉬어라. 천천히 내쉬고 다시 한 번 깊이 들이쉰다. 필요한 만큼 이 과정을 반복한다. 길고 느린 호흡은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진정시킨다.
일단 습관이 촉발되면 그것을 통제할 유일한 방법은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충동을 억제하려면 전전두피질에서 세로토닌이 제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세로토닌의 공급량에는 한계가 있다. 충동을 하나씩 억제할 때마다 다른 충동을 억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충동에 저항하는 일은 제한된 수의 총알을 가지고 좀비 군단에 맞서 싸우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에는 총알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다행히 다른 해결책도 있다. 더 좋은 습관을 만들면 전전두피질에만 의지하지 않아도 되고, 스스로 세로토닌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또 하나의 해법은 나쁜 충동과 무의식적 반복 행동을 억제하는 일 자체를 즐거운 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목표를 세우면 가능하다. 목표를 세우면 측좌핵과 전전두피질, 전방대상피질을 비롯한 여러 뇌 영역의 활동에 변화가 생긴다.
2부 상승나선을 만드는 뇌😄🌤👫
운동하지말고 재밌게 놀자
'운동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활동적으로 지낸다거나 재밌게 논다'고 생각하면 감정적인 효과가 훨씬 커진다.
운동은 세로토닌 수치를 끌어올린다.
운동을 하면 BDNF 같은 신경성장인자가 증가하는데 이는 뇌의 스테로이드 같은 것이다. BDNF는 뇌를 튼튼하게 만들어 우울증뿐 아니라 다른 여러 문제에 대항할 힘을 길러준다.
운동과 항우울제의 연관 관계는 뉴런을 강화하는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동기부여와 의지력을 증가시키는 세로토닌계를 타깃으로 해 세로토닌 수치를 끌어올린다. 그런데 운동이 세로토닌 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으로 노르에피네프린이 충전된다.
우울증에 걸리면 대개 집중하거나 깊이 사고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이는 주로 노르에피네프린계가 힘없이 처져서 생기는 증상이다. 그 때문에 노르에피네프린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 다음으로 가장 많이 타깃으로 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반갑게도 운동 역시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킨다. 독일의 한 연구팀은 피험자들을 그냥 쉬거나 천천히 조깅하거나 빠른 속도로 전력질주하게 했다. 특히 강도 높은 운동이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좋았다
운동 계획을 세우고 지켜라
할 일 목록이나 달력에 운동 계획을 추가하고 그것을 지킨 다음 체크하라. 계획을 세우면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고, 해낸 일에 체크를 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
뇌에서 만들어내는 아편
운동을 하면 뇌가 엔도르핀을 분비하는데, 엔도르핀은 통증을 줄이고 불안을 달래주는 신경 신호를 보냄으로써 뉴런에 (모르핀이나 바이코딘같은) 아편처럼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운동은 엔도카나비노이드계endocannabinoid system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뇌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화학물질로 대마초cannabis에서 이름을 따왔다. 대마초의 유효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tetrahydrocannabinol 역시 바로 이 엔도카나비노이드계를 활성화시켜 통증 감도를 낮추고 안녕감을 높인다. 이것이 바로 운동을 하면 통증이 줄고 긍정적인 감정이 증가하는, 그래서 때로는 군것질을 하고 싶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최선의 결정이 아닌 괜찮은 결정
등산에 관한 논픽션 고전 <<난, 꼭 살아 돌아간다>>에서 등반가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는 페루 안데스 산맥의 시울라 그란데 서벽 최초 등정에 도전한다. 책에서 조는 이 시점(폭풍이 불어닥쳐 그들의 몸을 때리고 시야를 가려 조가 다리가 부러진다)에 야생에서 살아남는 일의 중요한 측면을 설명한다. "계속 하나하나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잠롯된 결정이라 해도 말이다. 결정을 하지 않으면 그걸로 끝장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상황이 아마 딱 이와 같을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두 다 잘못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단지 변연게가 전전두피질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부분적이라도 맞는 뭔가를 행하는 것이 더 낫다. 최선을 해내려 하면 의사결정 과정에 지나치게 감정적인 복내측 전전두피질을 끌어들이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그럭저럭 괜찮은 걸로 충분하다고 인식하면 복외측 전전두영역이 더 활성화되어 자신이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결정 내리기는 왜 우울증 회복에 도움을 주는가
원칙적으로 뇌도 근육처럼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특정한 뇌 영역을 사용하면 강해지고 사용하지 않으면 약해지는 것이다. 결정 내리기는 우울증을 회복하는 데 도움되는 뇌 회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승나선에 시동을 걸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다.
어떤 목표를 정하고 결심하면 전전두피질은 뇌의 나머지 부분들이 세계를 인지하는 방식을 바꾼다. 우리가 눈앞의 세계를 보고 듣고 냄새를 맡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모든 감각에는 각 감각을 전담하는 감각피질sensory cortex이 있다. 시각피질과 청각피질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하위 감각피질들은 전전두피질의 하향 통제 아래 놓인다. 즉, 전전두피질은 하위 피질들에게 무엇을 무시하고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지 지시할 수 있다.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라
생활에서 무의미한 세부 정보들을 줄이려면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신의 가치관에 초점을 맞추면 뇌의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하는 결정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결정을 내려라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인 결과에 초점을 맞추면 결정을 내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원치 않는 것을 피하고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추구하고 싶은 특정한 목표를 능동적으로 선택하면 적어도 잠시 동안은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형편없이 일을 처리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대신 "일을 훌륭하게 해내고 싶어."라고 말하라.
수면의 구조
뇌는 수면의 몇 단계를 주기적으로 순환한다. 처음 잠이 들 때 뇌는 아주 가벼운 선잠인 1단계 수면에 들어가는데, 이때 뇌파의 속도가 느려진다. 1단계 수면이 너무 얕다 보니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1단계 수면에 들었다가 자기가 잠들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깨어나는 경우가 많다.
1단계 수면이 5~10분 지속되면 뇌는 좀 더 깊은 2단계 수면으로 들어간다. 이후 1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더 깊은 3단계, 4단계 수면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뇌 전기 활동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3단계와 4단계 수면을 흔히 서파수면slow-wave sleep이라고 한다.
서파수면이 지나면 뇌가 훨씬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렘수면에 접어든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렘수면의 양이 증가하고 서파수면이 줄기 때문에 잠을 자도 푹 쉬기가 어렵다. 그래서 항우울제의 효능 중 하나가 바로 렘수면을 줄이는 것이다.
이 모든 단계가 한 바퀴 도는 데에는 약 90분이 소요된다. 그런 다음 1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만약 4단계 중에 깨었다가 잠이 들면 다시 1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흥미로운 점은 1단계에서 꺠어남녀 다른 단계에서 깼을 때보다 훨씬 푹 자고 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면 뇌가 자연스럽게 1단계에서 꺠워줄 것이다.
반복할 때마다 더 깊이 새겨진다
어떤 행동들은 다른 행동에 비해 조금만 반복해도 습관이 된다. 도파민을 더 많이 분비하게 만드는 활동이 그렇다. 새로운 습관을 들이려면 처음에는 물론 노력을 해야 한다. 반가운 사실은 배측 선조체가 반복에 잘 반응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지 하기 싫어하는지에 상관없이 그 활동을 반복할 때마다 배측 선조체에 더 깊이 새겨진다. 처음 몇 번이 가장 어려운데 그떄는 아직 전전두피질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과감하게 밀어붙여 그 장벽을 넘으면 행동의 부담은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전전두피질에서 무의식적으로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배측 선조체로 넘어간다.
대처 습관의 난처한 점은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차 있는 상태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대처 습관을 억제하려 하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그러면 뇌는 더 대처 습관대로 행동하고 싶어한다. 이는 명백한 하강 나선이다. **이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스트레스를 줄일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선조체를 훈련해야 하는 개라고 생각하자. 테이블 위에 쿠키 접시를 놔두고는 그 쿠키를 먹었다고 개에게 화를 낼 수는 없다. 개들은 원래 그런다. 무엇을 기대했단 말인가? 가만히 서서 내내 개만 지켜보고 있다면 쿠키는 안전하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언젠가는 전화를 받거나 출근을 해야 하니까. 우리 뇌도 꼭 이 개와 같다. 쿠키를 먹지 않도록 선조체를 훈련하지 않는다면, 전전두피질이 다른 곳으로 감시의 눈길을 돌린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뻔하지 않은가?
좋은 습관을 만들려다 실패를 하면 우리는 흔히 의지력의 실패라고 말한다. 그러나 좋은 습관을 이어가는 것은 단순히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의지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전전두피질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제대로 작동할만큼 충분한 세로토닌이 있을 때에 한해서다. 이제 달라지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물론 아주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선조체는 사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별 관심이 없다. 선조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반복일 뿐이다.
집에서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훈련할 때 그 강아지를 대하듯이 자신을 참을성 있고 친절하게 대하라. 강아지에게 자꾸 스트레스를 주는 건 방바닥에 쉬를 하도록 유도하는 일일 뿐이다. 처음에 습관이 들지 않으면 그냥 다시 시도하면 된다. 그리고 또다시.. 또다시...,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습관이 붙는다.
🌤📌✍인생에서 중요한 습관을 형성하는 데 아주 중요한 내용이다. 습관은 한 번에 형성되기가 정말로 힘들다는 것을 뇌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습관을 형성하는 것을 몇 번 실패했다고 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실패했지만 계속 시도하는 것. 그렇게 시도하다보면 어느새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 선조체는 반복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좋은 습관을 더 쉽게 만드는법
세로토닌계는 네 살 때 꼼짝없이 고정되지 않는다. 세로토닌의 활동을 촉진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좋은 습관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햇볕 쬐기 - 햇빛의 자외선을 피부로 흡수하면 우리 몸에서 비타민 D가 만들어진다. 비타민 D의 여러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하는 것이다. 밝은 햇빛은 세로토닌 생성을 향상하고 세로토닌 수송체가 재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마사지 받기 - 아기부터 산모, 유방암 생존자, 편두통을 앓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마사지가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연구가 많다. 이 결과들은 마사지가 세로토닌을 30% 정도까지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또한 마사지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고 도파민 수준을 높이는데, 이는 새로운 좋은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하기 - 운동은 세로토닌의 생성과 분비를 모두 증가시킨다. 운동을 하려고 지나치게 노력하거나 억지로 해야 한다고 느끼면 제대로 된 효과가 나지 않을 수 있다.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운동한다고 받아들이면 신경화학적 효과가 달라진다.
행복한 기억 되새기기 - 인생에서 일어났던 긍정적인 일을 떠올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단순한 행위가 전방대상피질에서 세로토닌 생성을 증가시킨다. 이 사실을 밝혀낸 연구는 슬픈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전방대상피질의 세로토닌 생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감정은 통제할 수 없지만 환경은 통제 가능하다
습관이 일단 선조체에 저장되면 그 후로는 생각 하나, 감정 하나, 환경 속의 요소 하나에 의해 촉발된다. 생각과 감정을 항상 통제할 수는 없지만 환경은 대체로 통제가 가능하다. 습관을 촉발하는 구체적인 환경신호가 무엇인지 밝혀내고 그 신호를 피하거나 바꾸면 된다.
바이오 피드백 - 통증뿐 아니라 근육의 긴장이나 배 속의 울렁거림 같은 여러 감각에도 감정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이런 감각들이 보내는 신경 신호는 미주신경vagus nerve을 통해 전달된다. 상체 전체에 퍼져 있는 미주신경은 심장박동 수, 호흡, 소화 등 여러 신체 기능에 관한 정보를 뇌에 실어 보내는 데 그러한 기능에는 대개 감정적인 요소가 담겨있다.
찬물 뿌리기 - 얼굴에 갑자기 찬물을 뿌리면 간접적으로 미주신경이 자극되어 심장박동 수가 느려진다. 압도된 느낌을 받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불안하다면 세면기로 가서 두 손 가득 찬물을 받아 얼굴에 뿌려보자.
곧고 반듯한 자세 - 독일에서 실시한 한 연구는 참가자들에게 자신만만한 자세 또는 확신이 없는 자세로 선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했다. 사람들은 자신만만한 자세로 서 있을 때 훨씬 더 결단력을 발휘했다. 그러니 결단력을 키우고 싶다면 말 그대로 결단력 있는 자세를 취하자. 자신감 있는 자세가 자동적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우리가 하는 생각에 대한 뇌의 반응을 조절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턱을 높이 든 채 긍정적인 생각을 해라. 자세는 뇌의 반응뿐 아니라 사회적 피드백도 야기한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취한 자세를 보면 자동적으로 인지하고 그에 반응한다. 그러면 우리는(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들의 반응을 알아차리고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다.